요전에도 썼지만 이글루 인기 요리 블로거+_+ 런~님의 밥하기 싫은 날 휘리릭 밥상에 당첨되어 커다란 박스를 받았다. 박스를 열었더니 좀 비어 있어서; 동인지식 포장법-빡빡하고 빈틈없이 뽁뽁이와 신문지등을 채워넣어 고정시키기-에 익숙해져 있는 나로써는 조금 철렁했지만; 책은 다행히 무사히 도착. 책이랑 예쁜 봉투가 같이 들어있더라.
봉투 안에는 이런 식으로 피클링 스파이스와 피클 레시피가 개별 포장 되어서 다섯봉지가 들어 있었다. 안그래도 집에서 담근 피클이 그립던 참이었는데 엄청 반가웠음.ㅠㅠ 일단 집에 엄마가 담궈놓았던 오이 짱아찌가 사라지면 해봐야겠다. 여기까지 확인하고 신나서 신나게 책을 폈는데 .......응? 싸인이 내 이름이 아냐ㅠㅠㅠ 깜짝 놀라서; 적혀 있던 분 블로그에 연락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내 책은 거기 가 있단다; 그래서 비오는 날 책 부치러 우체국 들리고 난리피웠음;; 아니 싸인본인데 자기 이름 적힌걸 가지는 게 낫지 않겠어요?ㅠㅠ 뒤에 다른분들 글 보니까 전체적으로 책이 뒤죽박죽 섞인거 같더라; 난 그나마 맞교환 된 거라 다행인건가; 어쨌거나 다시 부치고 돌려받는 와중에 난 급박하게 계획짜서 제주도로 놀러갔고; 내가 없던 사이에 책이 도착해서 엄마가 먼저 읽고 나 없는 사이에 동생들한테 이것저것 해준 듯. 왠지 억울하다......orz 엄마가 닭달걀덮밥, 그러니까 오야코동을 책 레시피 대로 해줬다는데 동생들은 맛있었다고 난리피우고, 남동생은 예전에 내가 했던 돈까스 덮밥은 진짜 맛없었다며 내가 없는 사이에 내 뒷담화를(...)
책 이야기로 돌아가서; 책의 구성은 앞 부분에는 계량법이나, 집에 있으면 좋은 식재료나 양념, 조리도구 같은 기초적인 노하우들이 있고, 뒤쪽은 일품요리, 반찬, 국-찌개, 국수-파스타, 간식, 샌드위치, 샐러드, 수프-죽, 스무디-주스-셰이크, 떡-케이크-쿠키 등 총 10파트로 나뉘어 간단한 한식에서부터 후식까지 집에서 먹을법한 메뉴들로 에피타이저부터 후식까지 풀 코스로 이루어져 있다.
계량은 이런식으로. 사진도 친절하게 나와 있을 뿐더러 일단 집에서 주로 쓰는 단위라는게 좋다. 사실 물 200ml 라고 나와 있으면 200ml는 얼마인가 고민하기 시작하고-_- 그러다 보면 근처에 있는 500ml 생수통 같은 걸로 대충 가늠하거나; 아니면 귀찮아서 멋대로 넣다가 물양 못맞추고 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리;;
이런 식으로 간단한 장보기 요령이라던가,
재료보관법등이 나와 있는데 생각보다 매우 유용. 어떻게보면 되게 당연한 사실들이 이렇게 적혀있으면 새로운 깨달음이 되는 경우가 좀 있는거 같다-_-;; 특히 버터의 경우-_- 집에서 대충 냉장실 넣어놓고 한, 두 스푼씩 퍼서 쓰다가 결국 너무 오래되서 갔다버린 전적이 있는 우리집인지라; 엄마가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다고(...) 좋아하셨다;
하지만 난 무엇보다도 레시피 아래쪽에 나와있는 간단한 어드바이스라던가, 응용해서 다른 요리들을 만들 수 있는 이런 팁들이 제일 마음에 들었음. 쏠쏠하게 읽는 재미도 있고, 잘 몰랐던 걸 알게 되기도 하고.
어쨌거나 요리책을 받았으니 요리를 해보고 리뷰를 써야할텐데 날도 덥고 의욕도 없고(...) 읽기만 읽고 좀 버티다가; 오늘 동생이 책에 나온 바나나 선식 스무디를 만들겠다길래 옆에서 사진 찍었다. 어제는 책에 나온 크레이프 만들겠더다니 버터 없다는 핑계로 안하던데-_- 오늘 버터 사왔으니 내일 두고 보겠어.
어쨌거나 그래서 바나나 선식 스무디 사진. ....좀더 거창한 걸 해야 하는거 아닌가 하고 있다가; 일단은 간단하게 할 수 있는 것 부터 해보기로; 다른건 앞으로 종종 올리지 뭐-_-;
재료는 바나나, 선식, 우유, 꿀. 간단하다. 보통 집에서는 바나나랑 우유 넣고 갈아먹거나, 선식을 우유에 타서 먹긴 하는데 바나나랑 선식을 같이 섞어본 적은 처음인듯.
바나나도 대충 손으로 뚝뚝 꺾어서 넣고, 재료들 다 때려넣고
믹서기에 싹 갈아서 한잔. 한입 마셔본 소감은 뭐야 맛있잖아;ㅁ;ㅁ; ...당연한건가;; 저녁에 간식으로 먹은 거라 선식을 레시피보다 좀 적게 넣어서 많이 걸쭉하거나 하진 않는데 맛있다. 바나나 특유의 달달한 향이랑, 선식의 고소한 맛이 생각보다 잘 어울린다. 선식을 좀 더 타 넣으면 확실히 식사대용으로 하기에도 충분할 것 같고. 룸메이트가 기숙사에서 쓴다고 작은 믹서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거 빌려서 학교에서 끼니 때우기 힘들때 종종 해먹어야 겠다.
처음 책을 신청할때는 내가 자취하거나 엄마 없는 날을 대비해서 쓰려고 신청했었는데, 정작 책이 도착하니까 나보다 엄마랑 동생이 더 좋아하는 것 같다. 엄마 같은 경우에는 아무래도 이제 슬슬 레퍼토리가 떨어져가서 매일 반찬은 뭐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요리책에서 평소에 잘 안하던 스타일의 메뉴들을 보고 새로운 걸 할 수 있어서 좋아하는 것 같고, 동생은 간단한 간식류를 만드는 데 재미를 붙인 듯. 자취생이나 요리 초보들이 보기에도 좋지만, 엄마처럼 어느정도 살림에 이골이 난 사람들에게도 의외로 새로운 시선을 던져줄 수 있는 책이다. 흔히 요리책들의 문제점으로는 집에 없는 재료-_-;에 전문적인 계량단위-_-, 정작 끼니를 때우기엔 좀 도움이 안되는 어떻게 보면 허황된 메뉴들이 주로 꼽히는게 아닐까 싶은데. 집에서 직접 쓰는 단위에, 조금씩 요리에 재미를 붙인 상태라면 하나 둘 쯤은 있을 법한 재료들, 그리고 실제로 식탁위에 자주 오를 수 있는 메뉴들로 이루어진 이 책은 그야말로, 휘리릭 밥상이라는 책 제목에 걸맞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나는 호주에서 끓이다 대실패한-_-;;;;; 콩나물국 레시피에 조만간 다시 도전해 봐야겠음;;ㅜㅜ
그나저나 이거 요리책 모으는 데 재미들려서 하나 둘 씩 사게 되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