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시카고
08. 09. 13. PM 3:00 대구 오페라 하우스
Cast : 김지현(벨마 켈리), 배해선(록시 하트), 남경주(빌리 플린), 황만익(에이모스), 김경선(마마)
한 몇번 떠들었던 것 처럼; 어마마마의 은덕으로 시카고 대구 공연 보고 왔다. 자리는 3층 B열 제일 첫줄 통로부터 주르륵 세자리였는데 앞에 난간이랑 조명땜에 별로였음. 가게 된다면 다신 그 자리 예매 안할듯. 차라리 한줄 뒤가 나을 거 같다. 왠지 옛날에도 한번 그쯤 앉은 적이 있었던거 같은데 아닌가=_=; LG아트센터에서 3층 제일 첫줄에 앉아서 라만차 봤을때는 이만큼 앞이 가리는 느낌은 아니었던거 같은데; 기억력이 영 젬병이라.
무대는 오케 피트석은 메꿔버리고, 무대의 정중앙에 밴드가 올라간다. 나오는 소품은 의자랑, 무대 양 옆에 달린 사다리, 의자 몇개랑, 빌리 장면에서 깃털부채 큰거, 록시 재판 장면에서 반짝이 술이랑 위에서 뿌리는 빤짝이들, 모자랑 지팡이 정도. 큰 무대장치가 필요한 공연도 아니고 실제로도 별로 없다. 모든 배경과 의상을 검은 색으로 죽여버리고, 중간중간 조명들과 반짝이, 몇개의 소품들만으로 극도로 화려함을 꾸며낸다.
Cell Block Tango의 무대가 개인적으로는 가장 기억에 남았다. 6명의 여자, 6개의 의자, 6개의 조명. 극도로 절제된 무대지만, 6명의 여자들이 광기를 뿜어내며 자신의 살인담을 이야기 하기에는 충분하다. 죽어도 싸다고 거칠게 노래하는 그녀들에게서 이성 따위는 찾아볼 수 없다. 어찌보면 사소하고, 어찌보면 실제로 눈 돌아가게 분노할 만한 이유들로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는 죄수 6명은 무대장치만큼이나 죄책감도 찾아볼 수 없다.
시카고는 욕망에 대해 노래한다. 범죄의 도시로 유명했던 시카고답게, 신문의 메인을 장식하는 것은 수많은 범죄기사들이다. 누가 어떻게, 무슨 이유로 얼마나 더 잔인하게 상대를 죽였는가. 그 살인범이 화려하고 아름다운 여자고, 참회의 여지가 '보인'다면 더더욱. 사람들은 일의 정확한 전말, 진심 따위에는 관심이 없다. 쇼비즈니스계와 기자들이 원하는 것은 오로지 모든 사람이 신문을 사게 만들고, 쇼를 보게 만들만큼의 지독하게 썩어들어가는 흥밋거리, 그것 뿐이다. 그들은 새로운 먹이감이 나타나면 원래 물어뜯고 있던 고기에서 갑자기 지독한 악취를 맡기라도 한 듯 내던져버리고 새로운 대상으로 하이에나처럼 옮겨간다. 록시와 벨마는 자신에게 쏟아지던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걷히자 분노를 터트리지만, 그것은 그녀들이 재판에서 신겠다던, 그리고 가로채서 신었던 은색 큐빅 구두와 같은 것이다. 빛을 받으면 은색으로 반짝반짝 화려하게 빛나지만, 은도 아니고, 다이아몬드도 아닌.
배우들의 성량은 만족할만하다. 특히 극단 시키에서 공연하다 10여년만에 국내 무대에 섰다는 김지현의 허스키한 목소리는 꽤나 귀에 남는다. 배해선도 만만찮지만 노래에서는 벨마에게 조금 밀리는 기색도. 옥주현의 무대는 보지 못했지만, 마리오네트 씬에서 작년보다 발전했다거나 훌륭했다는 평이 많은 듯. 금전문제 상 위층에서 본 지라 얼굴 표정을 볼 수 없어서 연기에 대해 자세하게 평할 수야 없지만, 한참동안 국내 남자 뮤지컬 배우의 정상을 지키고 있는 남경주의 능글맞은 빌리 플린 연기도 훌륭하다. 존재감없이 착한 남편, 에이모스 역의 황만익도 빠져서는 안될 중요 배우.
딱히 크게 흠 잡을 만한 구석도 없고, 개인적으로도 꽤나 만족하긴 했는데-다시 무대에 올려진다고 할때 꼭 봐야겠다고 벼를 정도까진 아니겠지만-, 바람이 있다면 티켓값이랑 자리 배치 좀-_-; 실제로 나 말고도 시카고 티켓값에 불만 있는 사람들은 꽤 많던데. 물론 그런 면에선 오디가 좀 짱. 상술 대왕=_= 아 라이온킹 티켓가격이 그립다. 물론 그때 시키는 국내 극단들 한테 좀 잔뜩 얻어맞았지만;; 사실 뮤지컬 티켓값 거품이 아주 없다고는 말 못하는 거 아닌가요.ㄱ-
+ 아 흠잡고 싶은 장면 생각났다. 되게 개인적이고 사소한 문제긴 한데 제발 조명 관객들 쪽으로 세게 트는 것 좀 안하면 안될까나요. 록시 재판장면 앞, 뒤로 노란 스포트라이트용 조명들이 쭉 내려가는데, 눈부셔 죽는 줄 알았심;; 물론 그 사이에 무대 전환하고 한다는 거 알긴 아는데 너무 세.ㅠㅠ 나 빌리에서 별로 안 좋아하는 장면도 아저씨들 안전모 조명 키고 탄광 내려가는 씬.ㄱ-
+ 김종욱 찾기에 이율씨가 새로운 김종욱으로 나온다던데, 귀엽겠다.+_+ 느끼한 김종욱으로는 상상이 잘 안가는데; 이율로는 되게 귀여울 거 같다.ㅇ<-< 근데 쥬얼리 조민아도 같이 캐스팅 됐다는데 갸는 누구여? 얼굴도 모르겠심=_=;;